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제16회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5(KHC 2025)가 지난 4월 10~1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KHC 2025는 *“혼돈의 한국의료, 새 길을 찾다”*를 대주제로, 격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한국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병원경영 학술대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외 병원 경영진, 보건의료 전문가 1,000여 명 이상이 한데 모여 한국 의료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고자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논의로 촉발된 의료계 혼란, 코로나19 이후 드러난 의료전달체계의 문제 등 혼돈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대비책을 함께 고민한 이번 행사에는, 정책부터 디지털 헬스 혁신까지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다.

주요 세션 하이라이트: 정책부터 디지털 혁신까지
KHC 2025 첫날 개회식 후 진행된 기조연설과 패널 토의에서는 한국 의료계가 직면한 *“혼돈”*의 원인과 해법이 종합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 글로벌 석학들이 대거 초청되어 세계 의료 환경 변화를 조망하고 시사점을 공유했다.
예를 들어 HIMSS 회장인 할 울프(Hal Wolf)는 디지털 헬스로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응하는 전략을 주제로 연설하며, 의료 데이터의 기하급수적 증가 시대에 효과적인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기반이 마련돼야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조언을 전해 청중의 공감을 얻었다.
이어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장 로버트 마디니, 싱가포르 쿠텍푸앗병원 COO 조 하우 등 해외 연자가 유럽과 아시아의 의료 혁신 전략을 소개하여 한국 의료계에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이들은 미래 병원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각국의 노력을 공유하며 “한국 의료도 미래를 향해 과감한 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편 국내 보건의료 현안을 다룬 세션들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의료인력 확충과 “전공의 없는 대학병원” 충격파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상급종합병원 운영 방안,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방향 등 정책 이슈를 다룬 토론이 이어졌다. 이러한 주제들은 디지털 혁신만큼이나 한국 의료의 미래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병원 경영진들의 주목을 받았다.
토론자들은 *“의료 인프라와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시스템 재설계 없이 혼돈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의료계의 긴밀한 공조를 주문했다. 이를 통해 KHC 2025는 기술 혁신과 제도 개선이 쌍끌이 전략으로 병행되어야 함을 환기시켰다.
눈길을 끈 세션 중 하나는 병원 건축과 공간 혁신에 관한 논의였다. 일본 니켄세케이사의 컨설팅 디렉터 마사토시 오오모리(Masatoshi Omori)는 “안과 밖으로 영감을 주는 병원 건축”을 주제로 일본의 혁신적인 병원 건축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환자 치유를 돕는 친환경적인 공간 설계뿐 아니라 의료진의 협업과 소통을 촉진하는 스태프 커먼스(Staff Commons) 개념을 강조했다. 스태프 커먼스란 병원 내 의료진이 자유롭게 모이고 쉴 수 있는 공유 공간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팀워크를 높여 결과적으로 환자안전 문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오오모리 디렉터는 “병원의 하드웨어(공간)가 소프트웨어(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스마트병원으로의 전환에는 이러한 인간 중심의 공간 혁신 또한 중요함을 시사했다.

스마트병원 전략 심층 분석: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소
이번 컨퍼런스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스마트병원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사례였다.
‘디지털 기술로 병원 프로세스를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첨단기술 활용 경험이 공유되었다.
GE 헬스케어 코리아의 전혜원 총괄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병원운영 시뮬레이션 사례를 발표하며, 가상 모형으로 병상 회전율과 동선 등을 분석해 병원 프로세스 효율을 높인 경험을 소개했다.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은 디지털 전환과 프로세스 디자인 강연을 통해 대형병원의 진료·업무 흐름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설계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또한 퍼즐데이터 김영일 컨설턴트와 한림대성심병원 이미연 센터장은 프로세스 마이닝 기법을 통한 업무 분석과 개선 사례를 제시하여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방대한 로그 데이터에서 “병원 운영의 지도를 그리는 통찰을 발견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며, 프로세스 마이닝이 병원 내 숨은 비효율을 찾아내고 데이터 기반 경영을 실현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강조했다.
스마트병원의 또 다른 축은 업무 자동화와 의료진 지원 기술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혜순 과장은 의료 행정 분야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한 경험을 발표하여 주목받았다. RPA를 통해 반복적인 보험청구, 일정조율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직원들이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업무 효율과 정확성이 향상되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 이호영 교수는 “스마트병원에서 스마트소사이어티로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발표를 통해, 병원 내부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된 스마트 헬스케어 생태계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병원이 축적한 의료데이터와 AI 기술을 지역 보건소, 요양시설 등과 연결하면 스마트소사이어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건양대병원 김종엽 연구원장은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현장에서 직접 개발한 사례로서 닥터펜슬(DoctorPensil)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디지털 도구를 개발·실증한 것으로, “의사가 진짜 원하는 것”을 기술로 구현해본 흥미로운 시도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스마트병원이 단순히 외부 솔루션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 현장 주도형 혁신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못지않게 강조된 것은 조직 문화와 인적 역량이었다.
여러 연자들은 디지털 전환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기술 도입 시 의료진이 두려움 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학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장치(PS)가 조직 내 확립되어야 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뒷받침할 리더십과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병원 경영 세션에서도 “위기의 병원경영을 돌파하려면 어떤 조직문화가 필요한가”를 놓고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한 연자는 “병원 조직문화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면서, 세대 간 소통과 수평적 문화, 그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혁신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요컨대 하드웨어로서의 첨단기술과 소프트웨어로서의 조직문화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스마트병원이 완성된다는 점이 KHC 2025를 통해 재확인되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회장 역시 환영사에서 “AI를 활용한 스마트병원 사례부터 환자경험평가, 서비스디자인, 미래 대비 전략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표를 통해 병원경영의 활로를 찾고자 했다”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식의 공유와 확산: “KHC의 배움을 계속 이어가야”
KHC 2025에서 쏟아진 통찰과 아이디어들은 행사 후에도 의료계에 지속적으로 공유되고 확산될 가치가 있다.
의료기관 교육·컨설팅 전문기업 이노솔루션의 문현근 대표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컨퍼런스에서 얻은 지식을 한데 모아두면 병원계 전체의 자산이 된다”며, 이를 위해 대한병원협회 차원에서 인노플렉스(Innoplex) 같은 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지식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고 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대한병원협회는 문 대표의 이노솔루션을 협회의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 파트너로 선정하여, 온라인으로 회원병원이 교육자료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준비 중이며, 이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첨단 사례들도 교육 콘텐츠로 재가공해 병원인들에게 전파함으로써 공유 성장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바쁜 병원 경영진들도 KHC 이후 해당 플랫폼을 통해 주요 세션 영상을 다시 보고 참고할 수 있다면, 컨퍼런스의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학습으로 이어져 전체 의료계의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현근 대표는 “지식 공유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협력 문화”라며 병원계 내부에 오픈 이노베이션의 학습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혼돈의 시대에 한국 의료가 찾아야 할 “새 길”은 다름 아닌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혁신이라는 것이 이번 KHC 2025의 총론이었다. 기조연설에서부터 각 분과 세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나온 메시지는 하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 세계 유수의 병원들은 이미 한 발 앞서 의료 생태계의 재설계에 착수했으며, 한국도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진단이다.
병원장과 의료기관 리더들은 디지털 전환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 도입을 넘어, 환자 안전과 경영 지속성을 지키기 위한 생존 전략임을 인식해야 한다. KHC 2025에서 공유된 풍부한 사례와 전략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생생한 증거가 된다. 이제 각 병원이 자신의 현실에 맞는 스마트병원 로드맵을 그려 실행에 옮길 차례다.
혼돈을 극복하는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그 길의 나침반은 이미 우리 손에 쥐어졌다. 한국 의료계가 KHC 2025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디지털 변혁의 여정에 속도를 낼 때, 비로소 혼돈을 딛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제16회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5(KHC 2025)가 지난 4월 10~1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KHC 2025는 *“혼돈의 한국의료, 새 길을 찾다”*를 대주제로, 격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한국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병원경영 학술대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외 병원 경영진, 보건의료 전문가 1,000여 명 이상이 한데 모여 한국 의료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고자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논의로 촉발된 의료계 혼란, 코로나19 이후 드러난 의료전달체계의 문제 등 혼돈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대비책을 함께 고민한 이번 행사에는, 정책부터 디지털 헬스 혁신까지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다.
주요 세션 하이라이트: 정책부터 디지털 혁신까지
KHC 2025 첫날 개회식 후 진행된 기조연설과 패널 토의에서는 한국 의료계가 직면한 *“혼돈”*의 원인과 해법이 종합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 글로벌 석학들이 대거 초청되어 세계 의료 환경 변화를 조망하고 시사점을 공유했다.
예를 들어 HIMSS 회장인 할 울프(Hal Wolf)는 디지털 헬스로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응하는 전략을 주제로 연설하며, 의료 데이터의 기하급수적 증가 시대에 효과적인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기반이 마련돼야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조언을 전해 청중의 공감을 얻었다.
이어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장 로버트 마디니, 싱가포르 쿠텍푸앗병원 COO 조 하우 등 해외 연자가 유럽과 아시아의 의료 혁신 전략을 소개하여 한국 의료계에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이들은 미래 병원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각국의 노력을 공유하며 “한국 의료도 미래를 향해 과감한 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편 국내 보건의료 현안을 다룬 세션들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의료인력 확충과 “전공의 없는 대학병원” 충격파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상급종합병원 운영 방안,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방향 등 정책 이슈를 다룬 토론이 이어졌다. 이러한 주제들은 디지털 혁신만큼이나 한국 의료의 미래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병원 경영진들의 주목을 받았다.
토론자들은 *“의료 인프라와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시스템 재설계 없이 혼돈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의료계의 긴밀한 공조를 주문했다. 이를 통해 KHC 2025는 기술 혁신과 제도 개선이 쌍끌이 전략으로 병행되어야 함을 환기시켰다.
눈길을 끈 세션 중 하나는 병원 건축과 공간 혁신에 관한 논의였다. 일본 니켄세케이사의 컨설팅 디렉터 마사토시 오오모리(Masatoshi Omori)는 “안과 밖으로 영감을 주는 병원 건축”을 주제로 일본의 혁신적인 병원 건축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환자 치유를 돕는 친환경적인 공간 설계뿐 아니라 의료진의 협업과 소통을 촉진하는 스태프 커먼스(Staff Commons) 개념을 강조했다. 스태프 커먼스란 병원 내 의료진이 자유롭게 모이고 쉴 수 있는 공유 공간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팀워크를 높여 결과적으로 환자안전 문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오오모리 디렉터는 “병원의 하드웨어(공간)가 소프트웨어(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스마트병원으로의 전환에는 이러한 인간 중심의 공간 혁신 또한 중요함을 시사했다.
스마트병원 전략 심층 분석: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소
이번 컨퍼런스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스마트병원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사례였다.
‘디지털 기술로 병원 프로세스를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첨단기술 활용 경험이 공유되었다.
GE 헬스케어 코리아의 전혜원 총괄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병원운영 시뮬레이션 사례를 발표하며, 가상 모형으로 병상 회전율과 동선 등을 분석해 병원 프로세스 효율을 높인 경험을 소개했다.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은 디지털 전환과 프로세스 디자인 강연을 통해 대형병원의 진료·업무 흐름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설계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또한 퍼즐데이터 김영일 컨설턴트와 한림대성심병원 이미연 센터장은 프로세스 마이닝 기법을 통한 업무 분석과 개선 사례를 제시하여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방대한 로그 데이터에서 “병원 운영의 지도를 그리는 통찰을 발견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며, 프로세스 마이닝이 병원 내 숨은 비효율을 찾아내고 데이터 기반 경영을 실현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강조했다.
스마트병원의 또 다른 축은 업무 자동화와 의료진 지원 기술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혜순 과장은 의료 행정 분야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한 경험을 발표하여 주목받았다. RPA를 통해 반복적인 보험청구, 일정조율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직원들이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업무 효율과 정확성이 향상되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 이호영 교수는 “스마트병원에서 스마트소사이어티로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발표를 통해, 병원 내부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된 스마트 헬스케어 생태계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병원이 축적한 의료데이터와 AI 기술을 지역 보건소, 요양시설 등과 연결하면 스마트소사이어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건양대병원 김종엽 연구원장은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현장에서 직접 개발한 사례로서 닥터펜슬(DoctorPensil)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디지털 도구를 개발·실증한 것으로, “의사가 진짜 원하는 것”을 기술로 구현해본 흥미로운 시도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스마트병원이 단순히 외부 솔루션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 현장 주도형 혁신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못지않게 강조된 것은 조직 문화와 인적 역량이었다.
여러 연자들은 디지털 전환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기술 도입 시 의료진이 두려움 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학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장치(PS)가 조직 내 확립되어야 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뒷받침할 리더십과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병원 경영 세션에서도 “위기의 병원경영을 돌파하려면 어떤 조직문화가 필요한가”를 놓고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한 연자는 “병원 조직문화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면서, 세대 간 소통과 수평적 문화, 그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혁신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요컨대 하드웨어로서의 첨단기술과 소프트웨어로서의 조직문화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스마트병원이 완성된다는 점이 KHC 2025를 통해 재확인되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회장 역시 환영사에서 “AI를 활용한 스마트병원 사례부터 환자경험평가, 서비스디자인, 미래 대비 전략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표를 통해 병원경영의 활로를 찾고자 했다”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식의 공유와 확산: “KHC의 배움을 계속 이어가야”
KHC 2025에서 쏟아진 통찰과 아이디어들은 행사 후에도 의료계에 지속적으로 공유되고 확산될 가치가 있다.
의료기관 교육·컨설팅 전문기업 이노솔루션의 문현근 대표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컨퍼런스에서 얻은 지식을 한데 모아두면 병원계 전체의 자산이 된다”며, 이를 위해 대한병원협회 차원에서 인노플렉스(Innoplex) 같은 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지식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고 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대한병원협회는 문 대표의 이노솔루션을 협회의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 파트너로 선정하여, 온라인으로 회원병원이 교육자료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준비 중이며, 이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첨단 사례들도 교육 콘텐츠로 재가공해 병원인들에게 전파함으로써 공유 성장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바쁜 병원 경영진들도 KHC 이후 해당 플랫폼을 통해 주요 세션 영상을 다시 보고 참고할 수 있다면, 컨퍼런스의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학습으로 이어져 전체 의료계의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현근 대표는 “지식 공유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협력 문화”라며 병원계 내부에 오픈 이노베이션의 학습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혼돈의 시대에 한국 의료가 찾아야 할 “새 길”은 다름 아닌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혁신이라는 것이 이번 KHC 2025의 총론이었다. 기조연설에서부터 각 분과 세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나온 메시지는 하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 세계 유수의 병원들은 이미 한 발 앞서 의료 생태계의 재설계에 착수했으며, 한국도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진단이다.
병원장과 의료기관 리더들은 디지털 전환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 도입을 넘어, 환자 안전과 경영 지속성을 지키기 위한 생존 전략임을 인식해야 한다. KHC 2025에서 공유된 풍부한 사례와 전략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생생한 증거가 된다. 이제 각 병원이 자신의 현실에 맞는 스마트병원 로드맵을 그려 실행에 옮길 차례다.
혼돈을 극복하는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그 길의 나침반은 이미 우리 손에 쥐어졌다. 한국 의료계가 KHC 2025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디지털 변혁의 여정에 속도를 낼 때, 비로소 혼돈을 딛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