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Infomation)]한국형 연구개발 K-R&D, 이번엔 정말 다를까

yunokkim(viator2912)
2025-08-22
조회수 204
"K-R&D"라는 새로운 브랜딩의 본질

이재명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35조원 연구개발 예산안에는 특별한 이름이 붙었다. 바로 "한국형 연구개발 추진전략 이니셔티브 <K-R&D>"다. K-팝, K-뷰티에 이어 이제 K-R&D까지. 과연 이 'K' 브랜드가 한국 과학기술에도 글로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숫자로 보는 패러다임 전환

먼저 숫자부터 살펴보자. 인공지능 분야 투자는 전년 대비 106% 급증했다. 이는 단순한 증액이 아니라 "올인" 수준의 베팅이다. 반면 기초연구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14.6% 증가에 그쳤다.

흥미로운 건 지역성장 분야다. 54.8% 증액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동안 "서울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R&D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진짜 성장"이 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정부가 이번 예산안에서 강조하는 "진짜 성장"은 기존 투자 방식과의 차별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한국은 R&D 투자 규모에서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해왔다. GDP 대비 R&D 투자 비율 세계 1위, 전체 투자 규모 세계 5위라는 인상적인 기록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진짜 성장"의 핵심이다. 투자 규모의 성과를 실제 혁신과 국민 삶의 변화로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PBS 폐지, 연구자가 진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이번 예산안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연구자들을 옥죄던 PBS(Project-Based System) 제도의 단계적 폐지다. 그동안 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은 과제를 수주해야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적 모순에 시달려왔다.

한 출연연 연구자는 "연구보다 과제 제안서 쓰는 시간이 더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제 0.5조원 규모의 전략연구사업 신설로 이런 악순환을 끊고, 연구자들이 진정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물론 완전한 변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연구 현장의 구조적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 고속도로와 GPU 민주화의 꿈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AI 고속도로" 구축 계획이다. 고성능 GPU 자원을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GPU 부족은 AI 연구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선진국 대학들은 자체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GPU 대기 순번을 기다리며 연구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전국의 연구자들이 마치 고속도로를 이용하듯 필요할 때 언제든 AI 연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야말로 "연구의 민주화"가 아닐까?


중소벤처에게 열린 새로운 기회의 문

중소벤처 분야 39.3% 증액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민간투자 연계형 R&D"라는 새로운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벤처캐피털이나 민간 투자자의 검증을 거친 기업에게 후속 연구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연구를 위한 연구"라는 비판을 받아온 R&D 생태계에 시장의 역동성을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물론 장기적 기초연구와의 균형이 중요하지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에게는 분명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혁신의 새로운 실험, 자율과 특화의 조화

1.1조원이 투입되는 지역성장 분야의 54.8% 증액은 가장 파격적인 변화다. 권역별로 예산을 배분해 지역이 스스로 연구개발을 기획하도록 한 것은 전례 없는 시도다.

부산은 해양바이오, 대구는 의료기기, 광주는 AI... 각 지역이 자신만의 특화 분야를 키워간다면, 수도권 집중의 고질병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인재와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있지만, 지역별 자율성 확대는 분명 혁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특히 AI 전환 연구개발(AX R&D)을 통해 지역 특화산업과 첨단기술의 융합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K-R&D의 성공 조건들

K-R&D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유연성: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빠르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5년 치 예산을 미리 정해놓고 꼼짝없이 따라가는 방식으론 변화무쌍한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기 어렵다.

개방성: 국내 연구진만의 잔치가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되어야 한다. K-팝이 성공한 이유도 한국적 특색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지속성: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R&D는 최소 10년은 보고 가야 하는 장기 게임이다.


5년 후, K-R&D의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기대하며

2026년은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이번 K-R&D가 보여준 체계적 접근과 구조적 개혁 의지는 과거와 확연히 다른 변화의 신호다.

특히 연구생태계 복원과 미래기술 투자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선 패러다임 전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K-팝 아티스트들이 세계 무대에서 "Made in Korea"를 당당히 외치듯, 몇 년 후 한국의 과학자들도 "K-R&D"를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첫걸음이 바로 지금 시작되고 있다.




35조원이라는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변화의 의지, 그것이 K-R&D의 진정한 가치가 될 것이다.



#K-R&D #한국형연구개발 #35조원예산 #진짜성장 #PBS폐지 #AI고속도로 #GPU민주화 #지역R&D #중소벤처혁신 #연구생태계 #과학기술정책 #이재명정부 #혁신투자 #기술주도성장 #연구자처우개선